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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플러스] 증권가 꽉 잡은 메신저 '미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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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쪽지형 메신저로 비서 노릇 ‘톡톡’




<이 기사는 이코노미플러스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온라인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메신저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친숙한 이름은 네이트온이나 MSN일 것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 분야에서는 ‘미스리(Mi3)’ 메신저가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미스리는 한류스타 박용하가 나온 영화 <작전>(2009년 2월 개봉. 증권가 작전 세력들과 개미 투자자의 이야기를 다룸)에서도 이용 장면이 나올 정도로 증권업계에서는 유명하다.


미스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데네트의 손철원 이사를 만나 미스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손 이사는 미스리 개발사였던 이지닉스에서 초기부터 지금까지 개발과 운영 등을 맡았고, 미스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분사한 아데네트에서도 미스리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다.


‘3개월 이상 로그인을 유지하는 유효 ID 14만 개, 일일 평균 이용자 수 8만 명, 최대 동시접속 인원 약 6만7000명. 오전 6시부터 10시경까지 서서히 이용자가 증가하며 일정 접속량이 유지되다 오후 3시 주식시장 마감 시간에 맞춰 사용자 급감.’ 회사 측이 밝힌 미스리 메신저의 현황이다.


하지만 의문이다. 전 세계에서 약 3억3000명이 이용한다는 MSN 메신저(9월 기준)나, 750만 명이 로그인했다는 네이트온(10월 말)도 있는데, 증권가에서는 왜 유독 미스리를 쓸까.


“쪽지 방식이면서, 메시지를 대규모로 그룹전송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지요.” 손철원 아데네트 이사가 꼽는 미스리의 인기 요인이다.


아닌 게 아니라 미스리는 네이트온, MSN과 차이가 있다. 네이트온, MSN은 대화창을 띄워서 쓴다. 하지만 미스리는 할 말을 적은 쪽지를 상대에게 하나씩 날리는 방식이다.


대화창 메신저는 주로 일대일 대화에 쓴다. 그러나 미스리는 일대일 대화는 물론, 같은 내용을 다수에게 동시에 보낼 수 있다. 투자와 관련해 빠른 정보를 일대일, 혹은 일대다수로 주고받는 일이 빈번한 증권업계 사람들에게는 ‘쪽지+대규모 그룹전송’ 방식인 미스리가 맞춤형이라는 얘기다.


미스리, 알고 보면 입시학원 출신?


‘미스리’의 사연에 명칭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미스리의 영문명은 원래 ‘Miss Lee’였는데 지금은 ‘Mi3’가 됐다. ‘미스리(Miss Lee)’하면 여비서의 대명사와도 같은 터라, “혹시 여성 단체에서 항의라도 했느냐”고 물었더니 “Mi3는 Mission impossible 3(불가능한 임무3)를 줄인 말”이란다. 미스리가 걸어온 길이 딱 그렇다나. 미스리라는 이름은 사실 손 이사 첫사랑의 성을 딴 것인데, 부르기도 쉽고 해서 지은 것이라고.


미스리 메신저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태동은 뜻밖에도 1997년 무렵 경상북도 구미의 한 입시학원에서 시작됐다.


“이지닉스(아데네트의 전신)의 창업자였던 심갑수 사장(지금은 골프공 제조업체 운영)은 원래 한 중?고생 대상 입시학원에서 전산 업무를 했어요. 그 학원이 온라인 교육을 준비하면서 학생과 강사를 위한 학원용 메신저를 개발했는데, 그게 미스리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마이챗’이죠.”


당시 그 메신저를 크게 키우지는 못했다. 전화모뎀 시절이어서 인터넷 환경이 좋지 못했고, 무료 서비스라 서버비, 운영비도 부담이었다. 그때도 증권가에 마이챗 소문이 나 사용자가 일부 있었다고 한다.
1999년쯤 심갑수 사장은 마이챗을 통해서 메신저 사업의 비전을 보고 독립했다. 손 이사도 심 사장을 따라 나왔다. 그때 세운 회사가 이지닉스다(2000년 5월 설립).


이지닉스 설립 준비 시절 드디어 미스리 개발이 시작됐다. 미스리 개발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알았는지 삼성증권에서 쪽지형 고객용 메신저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가 왔단다. 그 무렵 인터넷 환경은 ADSL 도입 초기로, 초고속 인터넷 환경이 막 개선되던 시기였고, 증권가는 주로 이메일, 전화로 정보 교환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때 개발된 것이 바로 삼성증권의 Fn메신저다. 미스리 같은 쪽지형 메신저로, 현재 사용자 수는 미스리의 3분의 1 정도 규모로 알려져 있다.


삼성증권 Fn메신저와 ‘형제’


Fn메신저 개발은 미스리가 증권업계와 코드를 맞추는 좋은 기회가 됐다. 이지닉스는 두 메신저를 함께 개발해 비슷한 시기(2000년 5월)에 오픈했다. 그리고 Fn메신저를 업그레이드할 때 적용할 기술을 미스리에 먼저 테스트해본 후, 문제점을 고쳐서 Fn메신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Fn메신저와 관련한 삼성증권의 요청 사항은 증권업계 사람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구체적인 부분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쪽지의 최대 글자 수가 100자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보통 메신저로 얘기할 때 짤막한 말을 주고받잖아요. 그런데 삼성증권은 2000자는 되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애널리스트 분석보고서의 내용을 주고받을 때가 많아 그 정도는 필요하다는 거였죠. 삼성증권은 또 동시에 다수에게 쪽지를 보내는 그룹전송 기능도 많이 강조했어요. 증권시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안정성에 대한 목소리도 컸구요.”


당시 메신저를 개발하는 몇몇 경쟁사가 있었는데, 그들이 대화창형 메신저에, 이모티콘 기능 등을 신경 쓸 때 이지닉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쪽지 방식을 밀었고, 증권업계가 원하는 메신저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손 이사는 미스리 서비스가 엄청 커지겠구나, 싶었던 순간이 몇 번 있었다고 했다.


“2003년쯤 주식동호회 운영자들이 ‘그룹전송 숫자를 늘려 달라’는 등 미스리 기능 개선에 대한 연락을 해오기 시작했죠. 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섰던 2004년쯤에는 경제부 기자들도 연락을 많이 해왔구요.”
‘주식시장이 과열되면 증권사 객장에 평범한 아기엄마, 어르신 등이 나타난다’는 얘기가 있다. 미스리도 비슷한 현상이 있다고 한다. 강세장이 지속될 때는 아저씨, 아줌마, 어르신들의 문의가 늘어난다고.
이용자는 늘어갔지만 미스리는 이지닉스에 고민거리도 줬다. 이지닉스가 미스리의 명성을 발판으로 기업 대상 메신저나 주식거래 프로그램(HTS)을 개발해 자리를 잡았지만, 미스리 그 자체는 무료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스리의 수익모델 고민을 하다가 창업자인 심갑수 사장과 함께 나오게 됐다”는 것이 손 이사의 설명이다. 미스리는 작년에 심 사장과 손 이사 등과 함께 브레닉스라는 회사로 분사됐다가, 올해 8월 손 이사와 함께 다시 아데네트로 분리됐다.


심 사장이 전산일을 그만하고 싶다고 해 브레닉스가 골프공 제조업체로 업종을 바꿨고, 그래서 손 이사가 미스리 서비스에 관심 있는 증권업계 사람들의 투자를 받아 회사를 새로 설립했다.


손 이사는 “미스리의 이용자 수가 네이트온, MSN 등에 비하면 적지만 이용자의 질은 비할 바가 아니다”고 생각한다. MSN, 네이트온 등은 거의 자동으로 깔리거나 휴대전화 무료 문자 서비스 등 사용자를 유인하는 요인이 많지만 미스리는 이용자가 필요에 의해서 쓰는 거라 충성도가 높다는 것.


그래서 이 같은 이용자들의 특성을 감안해 새로운 수익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주식투자 관련 지식을 사고파는 마켓 플레이스다. 손 이사는 “온라인 개인증권방송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1월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출처 : 이혜경 기자 vixe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