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속 미스리

미디어 속 미스리의 발자취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국민여동생 미스리!!
9063
2010/01/18


[디지털컬처 & 리빙] 디지털휴머니즘 - 메신저 시대


손끝으로 잇는 '사랑의 연결고리'


인적 네트워크 확대의 매력


익명의 폭력도 문제 되지만


각박한 현실속 그리움 찾아



메신저 사용 인구 2000만명, 우리는 지금 메신저 시대에 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메신저의 `온'(ON)과 `오프'(OFF)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시그널이 됐다. 메신저는 개인의 사적ㆍ공적 네트워크의 집합체이자, 사회적 이슈를 확대 재생산하는 도구로 맹활약하고 있으며, 때로는 야비하고 원색적인 폭로의 발원지가 되기도 한다.


메신저의 시작은 사실, 다른 모든 발명이 그렇듯, 반쯤의 호기심과 반쯤의 장난의 결과였다. 인터넷에 연결된 내 친구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 친구를 찾아 안부도 묻고, 파일도 보내준다면 메일보다 훨씬 편하지 않을까. 이런 소박한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메신저인 이스라엘 미라빌리스가 개발한 `ICQ'(I Seek You:나는 당신을 찾는다)였다. ICQ의 반응은 개발자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대단했다.

인스턴트 메신저가 지닌 `SNS'(Social Networking System) 기능에 주목한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AOL(아메리카온라인)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앞다퉈 신 기능의 메신저를 선보이면서 메신저 사용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갔다. 메신저 보급이 확대되던 시기는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과 포털이 급성장하는 때와도 일치한다.

국내만 보더라도 1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네이트온'을 비롯해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는 `미스리', 친구 찾기 기능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버디버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SN메신저' 등 수십 가지가 넘는다. 인터넷 이용자 치고 메신저 이용자가 아닌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용자층도 두텁다.

대체 메신저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사회학자들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연결의 고리'(Connection Link)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내 메신저에 등록된 사람이 10명이라고 치자. 그 10명이 각자의 메신저에 등록한 사람이 또 각각 10명이라고 치자. 이런 식으로 확대하다보면 내가 직접 아는 사람은 10명이지만, 나의 간접 인적 네트워크는 무한대로 넓어지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인적 네트워크는 가상 공간에서 쉬지 않고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메신저의 위력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구축된 간접 인적 네트워크를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메신저는 이런 네트워킹 기능을 바탕으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스피커' 역할도 톡톡히 한다.

지난 2002년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던 젊은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끈 데도 메신저의 역할이 컸다. 미군 장갑차에 치어 숨진 미선이, 효순이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 뒤에도, 남극 세종기지에서 조난 당한 3명의 대원 구조소식 타전에도 바로 메신저가 있었다.

하지만 메신저는 때론 `얼굴 없는 폭력자'로도 둔갑한다. 이른바 `연예인 X파일'로 모든 국민을 `피핑 톰'(관음증 환자)으로 만들었던 주범 역시 메신저다. 전송에 전송을 거듭하며 연예인 X파일은 불과 반나절만에 인터넷 세상을 뒤덮었다. 이런 얼굴 없는 폭력으로부터 개인은 물론 기업도 자유롭지 않다. 메신저를 통해 빠져나가는 회사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대기업들은 자체 메신저를 사용하거나 아예 사용을 금지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일전에 한 잡지에서 메신저 마니아인 한 여고생을 소개하는 기사를 접했다. 이 여고생은 사용하는 메신저만 6개, 등록된 친구만 500명이 넘어 PC를 켜면 여기 저기서 날라 오는 메시지 때문에 30분간은 아무것도 못할 지경이란다. 그런데도 "내 주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날 기억해주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사회학자들의 말대로 메신저가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하게 된 것은 모바일 시대의 인맥 형성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확대 재생산 도구의 유용성 등이 분명 큰 원인이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인터뷰에 나온 이 여고생의 말처럼 각박한 디지털 세상일수록 더욱 절절해지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때문은 아닐까.

김응열기자 uykim@
< 모바일로 보는 디지털타임스 3553+NATE/magicⓝ/ez-i >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